화제의 논문

비만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식이조절에 대한 내용을 빠뜨릴 수 없는데요, 많은 분들이 한의학적 양생이론 외에도 당지수 (glycemic index) 등 영양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설명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. 다만, 맞춤의료의 원조격인 한의학에서는 체질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식이요법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점이 주류 영양학적인 관점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. 한데 이제 맞춤영양처방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증명한 연구를 소개합니다.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진행된 이 임상연구에서는 800명의 정상인에게 실시간 혈당 모니터를 피하에 삽입하고 음식별로 혈당반응을 추적하는 한편 장내미생물, 평소 생활습관, 식사습관, 신체계측, 혈액 당-지질 대사 마커들을 빅데이터로 만들어 식이별 혈당반응을 예측하는 기념비적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. 결과는 같은 빵이라도 장내미생물 유형 및 대사양상에 따라 식후 혈당반응이 천차만별임을 증명하였습니다. 천편일률적인 당지수 이론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. 혈당반응을 다르게 하는 여러 바이오마커들을 활용하여 식이별 혈당반응예측식을 만들고 이를 활용한 식이교육이 안정적인 혈당을 유지하는데 더 유리했다는 결론입니다. 이 연구만으로 당장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한의학적인 맞춤의료이론도 이러한 연구방법론을 활용하여 그 가치를 입증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.

- 김호준 회장